이 공간의 모든 이야기는 양심없는 무단 수집을 거부합니다. ⓒMuriel.
2011/05/20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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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속되어 있는 어느 지방대 의학부의
꺼림칙한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볼까 한다.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 K대 의학부에서는
말로 꺼내는 것조차 꺼림칙한 어떤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적군 포로의 '생체'를 이용한 해부 실험이었다.
S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반은
마치 실험 동물을 대하듯
군에서 보내 온 적군들을 산 채로 잘게 조각내어
기관과 장기를 적출해서 포르말린에 담궈 늘어세워 놓고
다른 연구반원들과 함께 흐뭇해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광기어린 실험도 종전과 함께 끝이 났다.
간신히 전범 추궁을 벗어난 S박사는 대학을 그만 두고 병원을 개업했다.
의학자로서 명성을 떨친 S박사의 병원은
개업하자마자 시민들의 호평을 얻었고
지금까지도 영업을 하고 있다.
S박사는 전쟁이 끝난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망했고
그 아들인 S씨가 원장으로 취임했다.
S원장에게는 아들 둘과 딸 하나가 있었는데
대대로 의사였던 집안답게 두 아들은 의사가 되었고
딸은 의사는 되지 못했지만 교사가 되었다.
그러나 순풍에 돛 단 듯 했던 S의 집안에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한 것은
전쟁이 끝나고 거의 반 세기 정도가 지났을 무렵부터였다.
S원장의 장남은 그 날도 아침을 대충 먹고
시내의 고층 맨션에서 서둘러 출근을 하고 있었다.
아내와 아직 초등학생인 아들,
그리고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귀여운 딸.
살인적으로 바쁜 나날이긴 했지만
장남은 둘도 없는 가족이 소중했고, 마음의 안식처였다.
조부가 설립했고 자신의 일터이기도 한 병원으로 향한 그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꼈다.
늘 함께 일하던 간호사가 그를 보자마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달려 왔다.
긴급환자인가?
간호사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그의 머릿속은 충격으로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아내는 계속 오열하기만 해서
경찰의 사정 청취에도 제대로 응하지 못했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왜 우리 아들이..."
똑같은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요즘 조금 반항기인 것 같긴 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른 점도 없었다.
남보다 더 제 여동생을 예뻐하던 녀석인데...
그 녀석이 왜...?
겨우 조금 진정한 아내가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그가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엌에 있던 아내는
"OO야, 아빠가 돌아오셨어! 창문에서 빠이빠이하자!!"
하는 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남편이 무슨 물건을 두고 간 모양이라고 생각한 아내가
거실에 있던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리자
베란다에서 어린 동생의 겨드랑이를 들어올려
'비행기 붕붕'을 해 주고 있는 아들이 보였다.
"위험해!!!"
아내가 아이들에게로 달려가려던 순간,
아들이 아내를 바라보며
귀여운 동생을 안아올린 손을
창 밖을 향해 놓아버렸다.
거기까지 말하고 아내는 다시 오열하기 시작했다.
S원장의 차남은 다소 방탕한 사람이었다.
여기저기에 애인을 만들고는 버리기를 반복했다.
최근에 사귀기 시작한 D도 수많은 여자들 중에 하나라고
차남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병원에서 당직 근무를 서고 나서
차남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쥐고
자신이 D에게 사 준 맨션에 도착했다.
D의 직업은 미용사였고 젊지는 않았지만 센스가 좋아서
차남은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전날 밤에 감지 못한 머리를 벅벅 긁으며 초인종을 눌렀다.
평소같았으면 D가 미소를 띠며 "수고하셨어요." 하며 문을 열어주곤 했다.
"......집에 없나?"
문고리를 돌려 보았다.
문은 쉽게 열렸다.
'집에 있는 건가? 칠칠치 못하게...'
이 집은 원래 내가 사 준 것이다.
......그런데 이 냄새는 뭐야?
잠을 못 자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이봐! 집에 있어??"
현관문 안쪽으로 들어섰다.
냄새가 정말 고약하네.
"OO, 자는 거야?! "
복도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건... 익숙한 냄새다.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ㄱ......"
거실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이 냄새는...
피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식칼을 손에 쥐고 피범벅이 된 D가
피범벅이 된 방 안에서 차남에게 미소를 지었다.
"수고했어요... 미안해요. 방을 이렇게 더럽혀서..."
차남은 그 순간 혼란에 빠졌지만 그 자신도 의사였다.
피를 보자 이상하게도 냉정해 졌다.
"당신, 내 맨션에서 뭘 한 거야..."
차남은 평소에는 온화했던 D가 동료 G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이상하게도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던 게 기억났다.
기회만 있으면 죽여버리고 싶다고 할 정도로.
반쯤 농담처럼 그렇게 말하는 D의 얼굴을 봤을 때
매사에 대담한 차남도 조금 오싹했었다.
그렇다면...
피바다 속에서 D의 앞에 굴러다니는 저 덩어리가 혹시...
D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당신한테는 절대로 피해 안 가게 할게요!! 절대로!!"
이미 충분히 피해를 입었다.
"바보같은 소리하지 마. 어떻게 숨길 지나 생각해 봐!!"
차남은 그렇게 말하고 D의 손에서 식칼을 빼앗아 쥐고는
시체 쪽으로 다가갔다.
결국 사건은 발각되었고 D는 체포되었다.
주간지에는 '미용사 토막살인 사건! 사건의 배후에는 의료관계자가?!'라는 글이 실렸다.
사체를 조각조각내는 데에도 상당한 힘을 필요로 하고
관절의 위치를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수행할 수 없다.
'범인 D의 애인인 의사에게 의혹 부상!'
차남의 필사적인 노력도 결국은 물거품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미 그런 것들도 차남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는 이미 '죽어 있었다'.
자살이었다고 한다. 적어도 서류 상으로는.
차남의 사망 증명서의 서명란에는
다른 사람도 아닌 부친인 S원장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렇다면 교사가 된 장녀는?
장녀는 교사가 된 후에 동료 교사와 결혼해서
아들 셋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주변 이웃들의 말을 들어 보면
매일 가족끼리 정원에서 운동을 하거나
휴일에는 외출도 함께 하는 등
그림으로 그린 듯한 행복한 가정이었다고 한다.
아들들은 공부도 잘 했고
괴롭힘당하는 아이들을 감싸 줄 줄도 아는 착한 소년이었다.
장녀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고
그저 이런 행복한 생활이 영원했으면 하고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근처에서 학대된 것으로 보이는 동물 사체가 발견되고
여자 아이가 2명의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등
뒤숭숭한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장녀와 남편은 아들들과 그 뉴스를 보며
'부모가 가정 교육을 잘못 시켰다'는 대화를 하곤 했다.
막내 아들의 동급생 중에
조금 몸이 약했지만 활발했던 H군이 행방불명된 것이 마침 그 즈음이었다.
세 아들은 모두 짚이는 곳이 없다고 했다.
장녀도 아이들과 그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불안했다.
그 다음 날 뉴스에 나온 내용은 세간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행방불명 아동의 사체 일부가 초등학교 교문에 잔혹한 모습으로 방치되었다'
'경찰에 대한 도전장인가?
범인은 자신을 XX라고 말하며 사체 옆에 도전장같은 것을 놓아두었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나, 장녀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쇼크로 밥도 잘 먹지 못했다.
그렇게 착하고 예쁜 애를 대체 누가...
온 가족이 슬퍼했고 아들들도 분개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초인종이 울렸다.
장녀는 그냥 대답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대답했다.
"네.. 네??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첫 번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한
두 번째 사건의 발각에 세간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소년 A. 14세. 살인, 사체 훼손, 유기 혐의로 체포."
현재 장녀와 그 가족은 지옥같았던 그 곳을 떠나
아버지의 병원과 가까운 D 시에 이주했다.
S박사는 해부학의 위대한 연구자로서 의학사에 이름을 남겼고
그 자손의 피에도 명백히 그 형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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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7 (Tue)
나는 할머니를 몹시 따르는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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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할머니와 함께 자곤 했다.
무서운 꿈을 꿔서 깨어났던 적이 있다.
5살 때 쯤.
꿈에 낡은 폐가가 세 채 정도 나왔고,
그 바로 앞에는 수로가 있었는데
그 곳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지만
'물고기'라는 말을 듣자마자 할머니의 안색이 변했다.
그리고 한밤중인데도 어딘가에 전화를 거셨다.
부모님도 함께 외출할 준비를 하셨다.
나도 몹시 졸렸지만 옷을 갈아입었고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도착한 곳은 증조 할머니 댁이었다.
할머니가 초인종을 누르자
어떤 친척 분이 나와서
할머니는 "물고기때문에 알고 왔다"고 말했다.
증조 할머니의 방으로 가자
증조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뒤였다.
눈과 입이 크게 열려 있었고
아... 죽었구나... 하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증조 할머니 댁은
돌아가신 증조할머니와 그 친척 아주머니가 두 분이서 사는 곳이어서
우리 부모님과 할머니가 여러가지로 장례를 도왔다.
할머니가 가르쳐 주셨다.
"내가 물고기 꿈을 꾸면,
꼭 친척이 죽어.
그런데 이번엔 물고기 꿈을 안 꿨어.
네가 대신 그 꿈을 꿨지."
나는 막연히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했다.
할머니와 따로 자게 된 후부터는
할머니가 직접 물고기 꿈을 꾸셨다고 한다.
나도 먼 곳의 대학에 다니게 되어서
독립을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부모님이 전화를 걸어서
'할머니 상태가 이상하니 집에 한 번 오라'고 하셨다.
입원이라도 하셨느냐고 물으니
그런 건 아니고, 노망이 드신 것도 아니라고 했다.
신경이 쓰여 오랜만에 집으로 갔다.
할머니 방은 텅 비어 있었다.
늘 소중히 여기시던 기모노도
취미로 즐기시던 서예 도구도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이불밖에 없었다.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갑자기 정리를 하기 시작하시더니
옷장까지도 전부 마당에서 태워 버리셨다고 한다.
"대체 할머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손주한테라면 뭔가 알려주실까 싶어 여쭤 보았다.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물고기를 봤어.
그런데 그건 사실은 물고기가 아니었지.
수로도 아니고, 폐가도 아니었어..."
그리고 할머니는 입을 꾹 닫으셨다.
할머니는 그 날 밤 심부전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날 밤,
나는 물고기 꿈을 꾸었다.
전에는 몰랐지만
폐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수로는,
수로라기보다는 깊은 도랑이었고
불그스름하기도 하고 푸르스름하기도 한
꺼림칙한 색깔의 액체가 가득했다.
물고기의 등 지느러미가 보인다.
커다란 물고기가 둥실 떠오른다.
사람 얼굴만한 비늘이 보인다.
아니다.
저건 사람의 얼굴이다.
물고기가 땅이 울리도록 펄떡 튀었다.
물고기는 물고기가 아니었고
죽은 사람들이 물고기의 형태로 뭉쳐 있는 것이었다.
할머니와 증조 할머니의 얼굴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왠지
나도 죽으면 저 물고기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슬슬 신변 정리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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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4 (Sat)
<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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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3가지의 의식이 계승되고 있던 어떤 집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선 그 집안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그 집안에서 딸은 어머니의 '소유물'로 여겨져, 딸을 '재료'취급하는 의식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2~3명의 딸을 낳고, 그 중에서 한 명을 '재료'로 선택합니다.
(아들이 태어날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 경우에 어떻게 했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선택된 딸은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하나는 어머니만이 아는 '진정한 이름'으로 평생 숨겨집니다.
혹시라도 그 이름이 알려졌을 때의 일을 생각하여,
원래 그 한자가 가지는 음과는 전혀 다른 소리를 붙이기 때문에,
한자를 안다고 해도 그것을 읽는 방법은 어머니밖에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와 딸, 단 둘이 있을 때에도 절대 숨겨진 이름으로 부르지 않습니다.
이는 딸이 '어머니의 소유물'임을 강조,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 '숨겨진 이름'을 지어 준 날에 반드시 경대를 준비하여, 딸의 10,13,16살 상일 이외에는 절대로 그 경대를 딸에게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는 규칙도 있었습니다.
이것도 다가올 날을 위한 준비과정이었습니다.
아무도 진짜 이름을 부르지 않은 채로, '재료' 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아기부터 어머니의 '교육'이 시작됩니다.
(선택받지 못한 딸은 지극히 평범히 자라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 또는 개의 얼굴을 조각조각 찢어발기게 한다.
·꼬리만 남겨진 몸통을 키운다.
(딸의 주위사람이 모두 이것을 살아있는 것처럼 여기며, 딸에게 이것이 진짜라고 세뇌시켰다고 합니다.)
·고양이 귀와 고양이 수염을 사용한 주술을 가르쳐, 그 주술로 쥐를 죽인다.
·거미를 잘게 부수어 원래 형태로 맞추도록 한다.
·자신이나 타인의 분뇨를 먹게 한다.
도저히 모든 내용을 쓰지는 못하겠고,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전부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내용뿐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동물이나 벌레, 특히 고양이에 관한 것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집안에서는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것은 오직 아이를 낳기 위한 것이어서,
목표한 만큼의 딸을 낳은 시점에서 관계가 끊기게 되는데,
미리 조건을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안과 주술의 비밀을 파헤치려 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대책으로서, 어느 대(代)에서부터는 남자와 관계할 때에 주술을 사용하여 악령을 옮기도록 했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들이 죽인 고양이 등의 원념은 모두 남자에게로 가고,
악령을 이용하여 관계한 남자들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집안의 비밀을 누설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정도 있어서 고양이 등의 동물을 자주 '교육'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재료'로서 적합한 일그러진 상식, 일그러진 가치관, 일그러진 취향 등을 형성시키기 위해
이 이상한 '교육'은 대대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13년간 이어집니다.
그 동안 3개의 의식 중에서 2개가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는 10살 때, 어머니가 딸을 경대 앞으로 데려가 손톱을 제공하도록 지시합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딸은 경대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양 손과 양 발에서 어느 손발톱은 몇 개 제공할 지는 어머니에 따라 달랐다고 합니다.
제공한다는 것은 물론 손톱을 벗겨낸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손톱을 벗겨내어 어머니에게 건네면,
경대에 있는 3개의 서랍 중에서 가장 윗 서랍에 손톱과 딸의 숨겨진 이름을 적은 종이를 함께 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 날은 하루 종일, 어머니가 경대 앞에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의식.
또 하나는 13살 때, 첫 번째 의식처럼 경대 앞에서 치아를 제공하도록 지시합니다.
이것도 어머니에 따라 갯수가 달랐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이를 뽑아, 어머니는 그것을 경대의 두 번째 서랍에 딸의 숨겨진 이름과 함께 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또 하루 종일 어머니는 경대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의식입니다.
이 두 번째 의식을 마치면, 그 다음날부터 16살까지의 3년 동안은 전혀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자유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13살 때까지 모든 준비가 갖추어 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무렵에는 이미 어머니가 바라던 대로, 살아있는 인형같이 되어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미약하게나마 남겨진 자기 본래의 감정이 남아있어서인지,
지극히 평범한 여자아이처럼 지내려 하는 딸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3년 후, 딸이 16살이 되는 날에 마지막 의식이 이루어집니다.
마지막 의식, 그것은 경대 앞에서 어머니가 딸의 머리카락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먹는다기 보다, 몸 속으로 집어 넣는다는 것이 중요했다고 합니다.
거의 삭발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머리카락을 잘라,
경대를 바라보며 무아지경으로 머리카락을 삼킵니다.
딸은 그저 망연히 그것을 바라봅니다.
드디어 딸의 머리카락을 다 삼키고 나면, 어머니는 딸의 '숨겨진 이름'을 부릅니다.
딸이 자신의 '숨겨진 이름'을 듣는 것은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이로서 이 의식은 완성되고, 목적이 달성됩니다.
이 다음날부터 어머니는 계속 자신의 머리를 빨아대는 폐인이 되어,
죽을 때까지 격리됩니다.
폐인이 된 것은 어머니의 빈 껍데기이고, 어머니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거기에 있는 어머니는 그저 풍선 인형같은 것이고,
어머니의 존재는 아무도 보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곳에 도달해 있습니다.
그 때까지의 일은 모두 그 곳에 가기 위한 자격을 얻기 위한 것이고,
마지막 의식에 의해 그것을 얻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알 수 없는 곳에는 그와 같이 자격을 얻은 어머니들이 살고 있고,
절대로 더럽혀지지 않는 낙원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마지막 의식으로 자격을 얻은 어머니는 그 낙원으로 가고,
뒤에는 머리카락을 빨아댈 뿐인 빈 껍데기가 남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남겨진 딸은 이모들에 의해 길러집니다.
혼자가 아닌 2~3명의 딸을 낳는 것을 이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없어진 후, 평범하게 자란 이모들이 딸을 돌보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머니에게서 해방된 딸은 머리카락이 원래 길이로 자랄 무렵에
남자와 관계하고 아이를 낳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이 어머니가 되어,
똑같은 일을 반복하여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이 집안에 대한 설명입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도 있었지만, 2~3번의 투고에 담을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최대한 알기 쉽게 쓰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난해한 글을 쓴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이야기는 여기부터이기에,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악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서서히 이 악습에 의문을 품게 된 것입니다.
그 의문이 점점 커져, 점차 평범한 모녀로서의 모습을 모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집안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정착하게 되며,
악습은 점점 사라져가고 결국은 금지되고 맙니다.
단,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 하여, '숨겨진 이름'과 경대에 대한 관습은 남기도록 했습니다..
'숨겨진 이름'은 어머니의 증거로서, 경대는 축복의 선물로서 대대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조금씩 주변 이웃들과도 접촉하게 되고,
부부를 이루어 가정을 꾸리는 사람도 늘어 갔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조금 지났을 때, 한 여자가 결혼하여 아내가 되었습니다.
야치요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악습이 폐지된 이후에 태어난 어머니에게서 지극히 평범하게 자란 여자였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귀여움받으며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고,
좋은 상대를 만나 오랜 교제 끝에 결혼에 이르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집안에 대해서 이야기는 조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딱히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습니다.
결혼하여 몇 년뒤에는 딸을 낳아, 타카코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어머니에게 배운 대로 '숨겨진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것과 같은 경대도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는 듯 했지만,
딸인 타카코가 10살이 되는 날에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그 날, 야치요는 친정에 가 있었기 때문에, 집에는 타카코와 남편 뿐이었습니다.
볼 일을 마치고 밤이 될 무렵에 귀가하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손톱이 벗겨지고 이가 듬성듬성 빠진 상태로 타카코가 죽어 있었던 것입니다.
집 안을 둘러 보자, 서랍에 넣어뒀던 타카코의 '숨겨진 이름'을 적어놓은 종이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벗겨진 손톱과 빠진 치아가 타카코의 경대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남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는 야치요는 딸의 시체를 붙들고 오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변을 알아챈 근처 사람들이 바로 달려왔는데, 야치요는 그저 타카코를 붙들고 오열할 뿐이었습니다.
상황을 알 수 없는 이웃들은 우선 야치요의 친정에 이 일을 알리고, 몇 명은 야치요의 남편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 때 야치요를 혼자 두어 버린 것입니다.
그 날 밤, 야치요는 타카코의 곁에서 자해했습니다.
이웃들이 야치요의 친정에 이 일을 알리자, 상황을 전해 들은 친정 부모는 어째서인지 침착했습니다.
"상상이 간다. 야치요에게서 들은 의식이 궁금했던 거겠지.
야치요에게는 자세하게 말해주지 않았으니까 부분적인 정보밖에 몰랐겠지만,
타카코가 10살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거구만."하고 말하고 야치요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야치요의 집에 도착하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오열하고 있던 야치요까지 죽어 있어서
이웃들은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야치요의 부모는 내내 침착한 모습으로 '우리들이 나올 때까지 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 하고는 당분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몇 시간이 흘러 부모가 나오자,
"우리가 공양을 할 테니, 사위를 찾아 주지 않아도 좋소.
이유는 곧 알게 될 것이오."하고는 그 자리를 해산시켰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남편의 행방은 찾지 못한 채였지만, 곧 야치요의 집 앞에서 죽어 있는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입에는 대량의 길다란 머리카락을 물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 지 이웃들이 야치요의 부모에게 묻자,
"앞으로 야치요의 집에 들어가는 사람은 저렇게 될 것이오.
그렇게 되도록 저주를 걸었으니까.
저 아이들은 겨우 악습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었소.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은 안타깝지만, 적어도 조용히 잠들도록 해 주시오."라고 설명하고
야치요의 집을 이대로 남겨두도록 지시했습니다.
집 안에 무엇이 있는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야치요의 부모가 한 말을 지키며 아무도 안을 들여다 보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을 위한 공양 장소로서 오랫동안 남겨졌다고 합니다.
그 후, 집이 점점 낡아 가서 집을 부수게 되었을 당시에,
이웃들은 처음으로 안에 무엇이 있는 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 있던 것은 우리들이 보았던 바로 그 경대와 머리카락이었습니다.
야치요의 집은 2층이 없었기 때문에 현관을 연 바로 앞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야치요의 부모가 어떻게 한 것인 지는 알 수 없지만,
모양을 갖춘 머리모양이었습니다.
이것이 저주라는 것을 깨달은 이웃들은 최대한 신중하게 옮겨 내어,
새롭게 지은 빈 집에 옮겨 넣었습니다.
이 때, 실수로 서랍 속을 보게 되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그 이웃들이 공양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빈 집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워졌습니다.
현관이 없는 것은 사람이 드나드는 집이 아니기 때문에 만들지 않았고,
창문은 일조와 통풍 등 공양을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무도 들어가서는 안되는 집으로 마을 전체에 전해져,
어른들만이 아는 비밀이 된 것입니다.
경대와 머리카락은 야치요와 타카코 모녀의 것이고,
서랍 안의 말은 '숨겨진 이름'이었습니다.
빈 집이 세워진 후, 안에 들어가 보려고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빈 집으로 옮길 때에 서랍 속을 본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 안에 무엇이 있는 지 일부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에게 한 것처럼, 사실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상하리만치 엄하게 꾸짖는 것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해온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부모 세대에서 딱 한 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전편에서 나와 함께 빈 집에 갔던 A군의 가족에 대해 조금 언급했던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A의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원래부터 이 마을 출신이고,
결혼해서 타지에 살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어렸을 때 A의 어머니와 B의 부모님,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의 남자아이(E라고 하겠습니다.)가 그 빈 집에 갔던 것입니다.
우리들과는 달리 한밤중에 집을 빠져 나와,
일부러 사다리를 가져 와 2층 창문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간 방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느낌에 실망하고 옆 방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그 경대와 머리카락을 보고,
더욱이 밤늦은 시간이었기에 엄청난 공포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4명 중 A군의 어머니는 겁이 없는 편이었는 지,
무서워하는 다른 세 명을 뒤로 하고 서랍을 열어 보려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세 명이 필사적으로 말려서,
서랍을 열어 보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그 후에 발생했습니다.
그 방을 나와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오자 곧 다시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복도 끝에 있는 경대와 머리카락.
이 시점에서 3명은 이제 돌아가고 싶어 했지만,
A의 어머니가 문제를 일으켜 버렸습니다.
우리들 때 D의 여동생이 그랬던 것처럼,
서랍을 열어 그 내용물을 꺼낸 것입니다.
A의 어머니가 꺼낸 것은
1층 경대 첫 번째 서랍 속의 「紫逅」라고 쓰여진 종이와 몇 개의 손톱이었습니다.
위험을 느낀 나머지 세 명은 A의 어머니를 억지로 끌고 나와
종이를 원래 있던 곳에 되돌려 놓고 집에 가려 했지만,
투닥투닥하던 중에 머리카락이 봉에서 떨어져 버렸습니다.
너무도 기분 나쁜 그 머리카락에 손 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넷은 그대로 집으로 갔습니다.
그로부터 2,3일 동안은 그냥 그대로 두었지만,
어른들에게 들키면 안 될 것 같아,
원래대로 머리카락을 되돌려 놓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B의 부모님은 사정이 되지 않아,
A의 어머니와 E군 둘이서 가게 되었습니다.
한밤 중에 집을 빠져 나와,
사다리를 이용해 2층으로 들어갔습니다.
계단을 내려가, 집에서 가져 온 젓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집어 봉에 걸어 놓았습니다.
E군은 이제 빨리 돌아가자고 했지만,
A의 어머니는 E군에게 겁을 주려고
이번에는 2번째 서랍을 열어 버렸습니다.
「紫逅」라고 쓰인 종이와 몇 개의 치아가 들어 있었습니다.
너무도 공포에 질린 E군은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었지만,
A군의 어머니는 이를 재미있게 여겨
E군에게만 보일 정도로 세 번째 서랍을 열었습니다.
E군이 서랍 속을 본 것은 단 몇 초에 불과했습니다.
"뭐가 있었는데?" 하며 A의 어머니가 서랍을 들여다 보려던 순간,
E군은 쾅! 서랍을 닫고는 멍하니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A의 어머니는 E군이 복수하려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고
무서워져서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집에 도착해 바로 어머니에게 사정을 말하니,
어머니의 얼굴빛이 변했습니다.
E군의 부모님께 연락해, 부모님들은 바로 빈 집으로 향했습니다.
몇 십분 정도가 지나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A의 어머니는
부모에게 안겨 돌아 온 E군을 잠깐 보았습니다.
볼이 미어터지도록 무언가를 입에 넣고 있었고,
입에서는 길다락 머리카락이 조금 보였습니다.
이 후에 B의 부모님도 불려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는데,
E군의 부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표정으로 A의 어머니를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셋은 그 빈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E군에 대해서는 우리들에게 말한 것과 완전히 똑같은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E군의 가족이 어딘가로 이사해 가기까지의 약 1개월 간,
매일 A의 어머니의 집에 E군의 부모님이 찾아갔다고 합니다.
이 일로 A의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황폐해 져,
차마 지켜 볼수 없던 어머니가 타지의 친척에게 맡겼다고 합니다.
그 후, A의 어머니와 E군이 어떻게 되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A의 어머니가 마을에 돌아온 것은
E군에 대한 속죄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로서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경대 서랍에 들어 있던 것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빈 집 1층에는 야치요의 경대, 2층에는 타카코의 경대가 있습니다.
야치요의 경대 첫 번째 서랍에는 손톱,
두 번째 서랍에는 숨겨진 이름이 쓰인 종이와 치아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타카코의 경대는 첫 번째, 두 번째 둘 다 숨겨진 이름을 적은 종이 뿐이었습니다.
야치요가 「紫逅」, 타카코가 「禁后」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세 번째 서랍에 들어 있던 것은 손목이었다고 합니다.
야치요의 경대에는 야치요의 오른 손과 타카코의 왼 손이,
타카코의 경대에는 타카코의 오른 손과 야치요의 왼 손이
서로 깍지를 낀 상태로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어떤 상태가 되어 있는 지 알 수 없습니다.
D양과 E군은 그것을 보고 이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숨겨진 이름과 함께 본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
「紫逅」는 야치요의 어머니가, 「禁后」는 야치요가 직접 쓴 것이고,
세 번째 서랍 안 쪽에는 두 이름을 읽는 법이 쓰여진 종이가 각각 들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빈 집은 존재하지만,
요즘의 그 마을 아이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락거리가 많아진 요즘은 별로 그 집에 관심이 가지 않게 된 게 아닌가 합니다.
지역에 대해 밝힐 수는 없지만, 동일본은 아닙니다.
그리고, D양의 어머니의 편지에 대한 것입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도 드릴 수 없습니다.
D양과 D양의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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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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