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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2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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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4 (Wed)
쓸데없이 아침 일찍 일어난 김에 내 중딩 시절의 공포 체험을 이야기해 보겠다.
 
 
 
 
 
 
내가 중학생이던 어느 여름 날이었다.
 
그 날은 일요일에다가 클럽 활동도 없는 날이었고
 
가족들은 모두 볼 일을 보러 외출했었다.
 
나는 2층에 있는 내 방에 있었는데
 
어느 샌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런데 무더위 때문에 깊이 잠들 수가 없었다.
 
이불 속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있으려니
 
문득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분명 집에는 아무도 없을 텐데 말이다.
 
기분 탓이겠지 하며 다시 잠에 빠지려 하는데
 
이번에는 1층에서부터 또렷한 기척이 들렸다.
 
가족들이 돌아왔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게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잠이 싹 달아난 상태였다.
 
침대에서 일어나 발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형과 나 뿐인데
 
그건 가족의 발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좀 더 가벼운 발소리였다.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발소리에 갑자기 공포를 느꼈다.
 
나는 재빨리 벽장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벽장 문 틈새로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12~13살 가량의 기모노를 입은 여자 아이가
 
내 방안으로 들어 오는 게 보였다.
 
오싹했다.
 
몸이 굳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소녀는 초조한 기색으로 방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분명 나를 찾고 있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어 겁이 났다.
 
숨을 죽이고 계속 상태를 주시하고 있으려니
 
소녀는 갑자기 주저앉아 책장 밑의 10cm 정도 되는 틈을 들여다보았다.
 
소녀는 얼마간 그 곳을 빤히 쳐다보더니
 
급기야는 직접 그 틈 안으로 손을 뻗어
 
뒤적뒤적 틈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나는 소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마치 빨려들듯 소녀를 바라보았다.





 
문득 소녀의 움직임이 멈췄다.
 
무언가를 손에 쥐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갑자기 소녀가 벌떡 일어서더니
 
천천히 방을 나서고는
 
 이내 쿵쾅쿵쾅 소리를 내며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나는 소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양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만
 
심장 소리가 너무 커서 들킬 것만 같았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고 잠시 기다린 후에
 
조심스럽게 벽장을 나와서
 
나는 문제의 그 틈새를 멈칫멈칫 들여다보았다.
 
 
 
 
 
 
 
 
 
역시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용기를 쥐어 짜내 그 틈 안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바스락 무언가가 손끝에 닿았다.
 
손에 닿은 순간 이성을 잃을 뻔 했지만
 
무서움을 억누르며 천천히 그것을 집어 꺼내 보았다.
 
 
 
 
 
 
 
나온 것은 악취를 풍기는 누리끼리한 뭉치였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 헉 하고 놀랐다.
 
익숙한 것이었다.
 
 
 
 
 
 
 
 
 
그렇다.
 
그것은 나의 XXX티슈였던 것이다.
 
나는 중학생이 되고부터 성욕이 들끓었다.
 
마치 무언가에 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부모님께 들키는 건 무서웠기 때문에
 
나는 사용한 티슈는 변기에 버렸다.
 
그런데 소녀가 나타난 그 여름 날.
 
나는 쏟아지는 잠 때문에 1층에 있는 화장실까지 내려가는 게 귀찮았다.
 
그렇다고 해서 방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면
 
온 방 안에 냄새가 밸 것이다.
 
어쩌지... 고민하고 있는데 바로 그 ''이 눈에 들어왔다.
 
이 틈새에 넣어 두면 냄새가 퍼지지도 않을 거고
 
나중에 따로 버리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티슈를 틈 안으로 쑤셔 넣고는
 
안심하고 잠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를 떠올리고는 한 순간에 공포가 사라졌다.
 
생각지도 못한 물건이 귀신을 물리쳐 주었다.
 
왠지모를 성취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진정한 지옥은 이제부터였다.
 
티슈를 처리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가자
 
그 곳에는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어두운 얼굴을 한
 
엄마가 서 있었다.
 
대체 언제 돌아오신 거지?
 
그 귀신은 못 보셨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엄마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씀을 시작하셨다.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는
 
실로 괴롭고 슬픈 현실이었다.
 
 
 




 
 
 
 
 
 
엄마는 오늘 숙모 댁에 놀러 가셨다고 한다.
 
그런데 오랫동안 만난 적 없던 사촌 여동생이
 
나와 함께 여름 축제에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고 한다.
 
사촌 여동생은 여름 축제에 가려고 유카타로 갈아 입고
 
우리 집에 왔었다.
 
사촌 동생은 내가 방에 숨겨 놓은 야한 잡지나 찾아 볼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험한 꼴을 보게 되었다.
 
사촌 동생은 내 티슈를 본 데다가 만지기까지 한 충격으로
 
계속 울어 댔고 숙모는 사촌 동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야기를 다 들었을 때

내 몸에서 피가 몽땅 빠져 나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을 것이다.
 
엄마는 눈물까지 글썽이셨다.
 
왜 이렇게 돼 버린 것일까...
 
폭풍같은 허무함과 상실감에 휩싸인 나는
 
그 날 이후로 '틈새'라는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버렸다.


















    

당신의 '비둘기' 폴더는 안녕하십니까?

 
2011/09/04 (Sun)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이야기이다.
 
 
당시 나는 26살의 샐러리맨이었다.
 
그 날은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와서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 문안도 할 겸 오랜만에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시골 집까지는 2~3시간이면 돌아갈 수 있는 거리여서
 
대충 2~3일분의 여벌 옷과 짐을 꾸려 차에 올랐다.
 
집을 나선 것이 대략 자정 쯤이었다.

 
 
 
 
출발하고 40분 정도가 지났을 때
 
국도를 빠져나와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고 있을 때였다.
 
아무 생각없이 도로를 달리고 있으려니
 
차가 버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 폐차인 것 같았다.
 
도색은 벗겨져 있었고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었다.
 
들여다보니 안에는 남자가 있었다.
 
이상하게 여겨 길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그 차까지 가 보니 확실히 안에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인형'이었다.
 
나는 그 남자 인형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 인형은 몹시 잘 만들어져 있었다.
 
가게에 진열된 무기질적인 느낌의 인형이 아니라
 
마치 생기넘치는 '그림'을 인형으로 만든 듯한 느낌이었다.
 
원래 예술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지만
 
나는 왠지 그 인형에 매료되었다.
 
전세계의 온갖 미녀들보다도 이 인형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 차에 싣고 집으로 향했다.
 
집도 점점 가까워 오고 한적한 시골길을 빠져나가려 하던 순간
 
"미안해요. OOOOOO..."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당황한 나는 주위를 둘러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희미한 남자 목소리였다.
 
헛것을 들었다고 여기고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집을 향해 계속 달렸다.
 
 
 
 
 
집에 도착해 보니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셨고 집은 조용했다.
 
어머니께는 죄송하지만 집으로 들어가 어머니를 깨웠다.
 
어머니는 몹시 놀라셨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한밤중에 오지는 않아도 되는데..."
 
"죄송해요. 휴가를 조금밖에 못 받아서 서둘러 왔어요."
 
 나는 내 방으로 가 잠을 잤다.
 
그리고 이튿날, 어머니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아버지는 갑자기 쓰러지셨다고 한다.
 
딱히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몸 상태가 나빠지셨다.
 
아버지는 원래 사고방식이 부정적인 사람이라
 
아마 본인이 '몸이 아직 좋아지지 않았다'고 믿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적당히 몸조심하시라는 말을 건네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폐차에서 가지고 온 인형이 생각났다.
 
내 방으로 가져가 장식해 놓았다.
 
아무래도 벌거벗은 인형을 장식해 두는 건 좀 변태같아서
 
내 옷을 입혀 놓았다.
 
그리고 나서는 딱히 할 일도 없어서 저녁 무렵에 다시 병원에 갔다.
 
병실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무언가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들어가자 갑자기 아버지가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하시길래
 
난 '또 무슨 부정적인 소리를 하시려나...'하며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나는 옛날에 아주 많은 동물들을 죽였었다.
아마 100마리는 될 게다."
 
 
"네?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무슨 정신착란이라도 일으키시는 거 아니에요?"
 
내 말은 들은 체도 않고 아버지는 말을 이었다.
 
 
"개, 고양이, 닭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죽였다.
(자세한 방법은 생략)
...어쨌든 나는 정말 몹쓸 놈이었다."
 
 
어머니는 변명하듯 말을 덧붙였다.
 
 
"나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런 행동 이외에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어.
 
...그리고 무서워서 말릴 수도 없었단다."
 
 
"...언제부터 그러셨는데요?"
 
 
"내가 어린애였을 때부터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그 후에는 간신히 내 행동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간 후부터는 한 번도 그러지 않았어."
 
 
"왜 그러셨어요?"
 
 
몇 번을 물어도 아버지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3년 전부터 내가 죽인 동물들이 꿈에 나와서
'데리러 오겠다.'고 하기 시작했다.
 
두통으로 쓰러진 날 꿈에는 
동물들이 '오늘 데리러 가겠다.'고 하며 
내 머리를 움켜쥐었을 때
네 할아버지가 나타나 동물들을 뿌리치시고는
필사적으로 설득해 주셨다.
 
'아들 녀석이 손자와 마지막으로 이별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동물들은 '싫다. 지금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부탁한다. 마지막 인사 한 마디만 하게 해 다오.
...다음 번에는 붙잡지 않겠다.'
 
그 말을 끝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 네 어머니에게 너를 불러 달라고 부탁했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서."
 
 
"3년 동안이나 그런 꿈을 꾸고 계셨으면
스님에게 퇴마라도 해 달라고 하셨어야죠!"
 
 
"나는 오로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들을 죽였으니
그건 어쩔 수가 없지.
내가 잘못을 했으니 지옥에 떨어지는 건 틀림없다.
그런 일로 스님께 부탁을 드릴 수야 없지.
 
'옛날에 제가 죽인 동물들이 나를 죽이려 하니
제발 나를 살려주시오' 
 
그럴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냐."
 
 
"오늘은 이만 돌아갈게요.
생각을 좀 정리해 봐야겠어요."
 
 
그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방 안에 틀어박혀 계속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방 안의 인형을 보았을 때
 
잘못 본 건 지도 모르지만
 
인형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라고 말하며 미소짓는 것 같았다.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서 정신이 이상해졌나보다 생각하며
 
그대로 잠이 들었다.
 
 
 
 
 
 
한밤 중에 눈이 떠졌다.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나는 병원으로 갔다.
 
아버지의 병실에 들어가 보았는데
 
딱히 이상은 없는 것 같았다.
 
안도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
 
정말 무서웠다.
 
진정하고 아버지의 병실을 나서려 하는데
 
온몸의 털이 쭈뼛 섰다.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쿵쾅 뛰었다.
 
병실 왼쪽의 복도 저편에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에게 영감(靈感)같은 것은 전혀 없었지만
 
이 녀석은 정말 위험하다는 직감이 왔다.
 
 
 
 
 


 
 
인형이었다.
 
나는 인형이 계속 걸어 오는 도중에도 냉정히 생각해 보았다.
 
'왜 저게 여기에 있는 거지?
아버지는 동물의 원한을 산 게 아니었나?'
 
어렴풋이 인형이 아버지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한다는 건 느껴졌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 인형은 바로 내 앞까지 와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는 '우지오야(일족의 신)'입니다.
그래서 '응보'를 내리러 왔습니다."
 
 
녀석은 병실로 들어와 동물 울음 소리같은 소리를 내었다.
 
나는 어떻게든 굳은 몸을 움직여 방 안을 보았는데
 
그 곳에 인형은 없었고 아버지는 평온히 잠자고 있었다.
 
아버지를 깨워보았더니 아버지는 이 말만을 반복했다.
 
"미안하다...미안하다.. 너한테는 정말로 미안하다.."
 
 





 
그리고 이튿 날.
 
아버지는 병원을 산책하던 중에 차에 치여 죽었다.
 
병원 산책 코스에 갑자기 차가 돌진해서 머리가 깨졌다.
 
그 차를 운전하던 것은 바로 어머니였다.
 
그리고 1년 후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자살했다.
 
유서에는
 
 
 
"나도 XX(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동물을 죽인 적이 있단다.
 
OO(나), 정말로 미안하구나.
 
다음에는 나를 찾아왔단다.
 
이런 부모를 용서해 주렴."
 
 
 
 
 
아버지의 장례식날 밤.
 
집 어딘가에서 그 인형을 보았다.
 
웃고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시골 집은 그대로 버렸다.
 
그 원한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이제 나에게 혈육은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100여 마리의 동물들의 원한이 이걸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그 인형을 본 적은 없다.
 
아마 어딘가로 가 버렸을 것이다.
 
 
 
 
 
 
끝으로 말해 두자면
 
나는 동물들에게 미움받는다.
 
개, 고양이, 새 할 것 없이
 
나를 보면 적대감을 드러낸다.
 
한 번은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물어 뜯긴 적도 있다.
 
큰 상처는 아니지만
 
가끔은 벌써 그 '원한'이 내 가까이에 와 있는 게 아닐까
 
불안에 휩싸이곤 한다.
 



 
 
 
실은 나도 동물이 죽는 영상을 보면 안도감이 들 때가 있다.
 
행동으로 옮긴 적은 없지만.
 
아마 내 안에도 그런 성향이 있는 건 지도 모른다.
 
그래도 대대로 이런 성향이 이어지는 거라면
 
나는 아이를 낳지 않고 내 대(代)에서 끝내고 싶다.
















      
동물학대하면_집안이_망한다는_교훈을_주는_무서운_예.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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