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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의 모든 이야기는 양심없는 무단 수집을 거부합니다. ⓒMu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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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Fri)
재작년 여름. 
 
나는 여름방학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기 위해
 
20일간 바닷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가게 주인의 집에 묵었고
 
그 집은 바다에서 30m 정도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이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5일, 10일이 지나고
 
특별히 이상한 일 없이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16일째 날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 날의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가게 주인 집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불꽃놀이를 하자고 했다.
 
가게 주인은 나에게 '아이들을 부탁하겠다'며 당부했다.
 
불꽃놀이는 나와 아이들만 하러 가게 되어서
 
내가 아이들의 임시 보호자가 된 것이다.
 
 
9시 즈음에 바다로 가서 불꽃놀이를 시작했다.
 
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옆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기분 좋은 바람도 불고
 
마음이 점점 편안해져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날은 하늘 가득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점점 주위 소리가 작아지고 있었다.
 
아이들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져 갔다.
 
나는 어느샌가 하늘을 쳐다보며 잠이 들었다.
 
 
 
 
 



 
 
 
 
 
 
문득 눈이 번쩍 뜨였다.
 
'어라... 언제 잠들었지... 어? 애들은?! "
 
불꽃놀이를 하고 있던 곳을 봤는데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큰일났다!!"
 
아저씨가 애들을 부탁한다고 했는데...
 
난 잠이나 자고 있었다.
 
애들은 어디 있는 지도 모르겠고...
 
식은 땀이 삐질삐질 났다.
 
순간적으로
 
"바다에 빠진 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바다 쪽을 쳐다 보자 이상하게 조용했다.
 
늘 보던 바다인데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라도 발자국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해서
 
회중 전등으로 모래사장을 살펴 보았다.
 
그렇지만 수많은 피서객들의 발자국이 섞여 알아볼 수 없었다.
 


 
 
주인 아저씨한테 알려야겠지.
 
나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받질 않았다.
 
휴대폰 시계는 10시 4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라? 이렇게 오래 잔 건가!
 
새삼 놀랐다.
 
휴대폰을 손에 쥔 채로 집을 향해 달렸다.
 
달려가는 동안에도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아저씨는 여전히 받지 않았다.
 
"젠장.. 이럴 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집 앞에 도착했다.
 
현관 불은 켜져 있었다.


 
 
현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 신발이 보였다.
 
"뭐야... 먼저 돌아왔구나."
 
불안과 공포가 한 순간에 사라졌다.
 
그와 함께 나에게 미리 말하지 않은 것이 화가 났다.
 
어쨌든 주인 아저씨는 화를 내실 것 같아
 
거실 쪽으로 향했다.
 
 
 
 
... 아무도 없었다.
 
아직 잠들지 않으셨을 시간인데.
 
다른 방들도 돌아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공포감에 뒤덮였다.
 
신발은 있는데 가족들이 보이지 않는다.
 
미칠 것만 같았다.
 
2층의 아이들 방에도 올라가 보았다.
 
역시 아무도 없었다.
 
혼란스러워하며 문득 창 밖을 보았다.
 
 
! ! !
 
 
사람이다!
 
바닷가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누구지?"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그 사람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달빛이 그 사람의 실루엣을 비추었다.
 
아저씨...
 
아저씨같아 보이는 사람이 서 있었다.
 
아까 아이들과 불꽃놀이를 하고 있던 곳에.
 
 
그 아저씨가 부스럭대기 시작했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귀에 갖다 대었다.
 
 
♪ ♬ ~
 
 
내 휴대폰이 울렸다.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너... 여기 사람이 아니구나..."
 
아저씨 목소리였다.
 
나는 겁이 나서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창밖을 보았다.
 
아저씨가 이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난 바로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전화를 건 게 저 아저씨라는 것을.
 
나는 가위라도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저씨가 다시 한 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번에는 뭘 꺼내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저씨의 모습이 사라졌다.
 
"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잘 가."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분명히 내 등 뒤에 아저씨가 있다.
 
나는 비명을 지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 눈을 떴다.
 
잠이 든 건가. 꿈이었나.
 
 
까르륵 하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꿈이었나..."
 
나는 악몽을 꾼 거라 생각했다.
 
지금 몇 시지... 휴대폰을 꺼내려 했다.
 
어라? 그런데 휴대폰이 없었다.
 
집에 두고 나온 모양이다.
 
손목 시계를 보자 9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 내 휴대폰을 찾아 다녔다.
 
어째서인지 아이들 방에 떨어져 있었다.
 
주워 들어 액정을 보았다.
 
문자가 한 통 와 있었다.
 
 
 
 
나는 경악했다.
 
 
보낸이: Error

제목: 【NOBODY】 

내용:잘 가・・・ 
 
 
 
재작년 여름의 악몽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다음날부터는 역시 아무 변화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실수로 모래사장에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열심히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그대로 아르바이트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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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1 (Sat)
재작년 겨울
 
크리스마스가 시작될 무렵 12월 10일~ 31일 즈음에 
 
큰 역 근처에 있는 어떤 백화점 앞에서
 
요즘들어 매출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어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노상 판매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내가 근무하던 용역 업체를 통해 파견되었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사람이 많아져서
 
이대로 가다가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망하겠구만.'
 
하고 점장이 궁시렁댔지만
 
나름 책임감이 강했던 나는 
 
내가 맡게 된 이상 매상을 끌어올려 보이겠노라며 꽤 진지하게 일했다.
 
백화점은 아침 10시에 개점했기 때문에
 
9시 반에는 건물 안에 들어가서 노상 판매를 위한 준비 물품을 꺼내
 
10시에 백화점이 개점하는 것과 동시에 업무가 시작된다.
 
밤 8시까지 하루 종일 백화점 바깥에 서서 판매를 하게 되는데
 
화려한 백화점 앞에서 하루종일 일을 하다 보면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온 몸에 핑크색 옷가지와 악세사리를 걸친 화려한 사람,
 
늘 누군가에게 걸려 넘어지는 할머니,
 
겉모습은 평범한 중년 아저씨인데 
 
거의 하루종일 백화점 앞을 얼쩡거리면서
 
늘 불도 안 붙은 담배를 들고 있는 아저씨.
 
그런 사람들은 절대 카메라를 사지 않았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면 혹시라도 귀찮은 일이 생길 지 모르니
 
관심을 두지 않으려 신경쓰며 일을 했다.


 
 
 

 
그런데 다양한 사람들 중에서
 
신경쓰이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키는 멀대같이 크고(180이 조금 넘어보였다.)
 
살짝 마른 체형의 중년 아저씨.
 
중년이라고는 해도 머리카락은 부스스했고
 
수염도 덥수룩하게 나 있고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안경을 벗으면 의외로 젊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고
 
아니면 아예 할아버지였을 수도 있다.
 
나이를 정확히 짐작할 수가 없었다.
 
늘 정신을 차려보면 여기저기에 나타났다가 또 사라지곤 하는
 
신출귀몰한 아저씨였다. 무직인 것 같아 보였다.
 
가장 이상했던 점은
 
꽤 추운 날씨여서 다른 사람들은 다들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만은 언제나 옅은 하늘색 셔츠 한 장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늘 같은 차림새였다.
 
부랑자 치고는 옷도 깔끔해 보였고
 
어쨌든 이상한 느낌이 드는 아저씨였다.
 
그러나 그것 뿐이었다면 대충 그러려니 했을 텐데
 
그 아저씨가 정말 이상하다고 느끼게 된 이유는
 
그 '옅은 존재'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그 남자는 늘 '역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꽤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속에서 역행을 하면서도

신기하게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걸 본 적이 없다.
 
애초에 그것보다도
 
아무도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키가 커서 늘 사람들 무리 속에서도 머리가 튀어나와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는 그렇게 똑똑히 보이는 사람을
 
차마 유령일 지도 모르겠다고 의심을 품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일을 시작하고 1주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
 
나는 지각만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일이 조금 익숙해 지기 시작해 져서 방심한 건지,
 
아침에 조금 늦잠을 자 버렸다.
 
백화점까지는 스쿠터로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살고 있었는데
 
늘 적어도 9시 전에는 일어났었다.
 
그런데 그 날은 10시 조금 전에 일어나서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하고 서둘러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 때 평소랑은 다른 위화감이 들었다.
 
스쿠터로 큰 길을 달려갔는데, 스쳐 지나가는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약간 시골이라 차가 늘 막히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차가 한 대도 없는 것은 이상했다.
 
그렇지만 지각 직전의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길이 뻥 뚫려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백화점에 도착했다.
 
도착해 보니 10시였다.
 
급하게 달려왔지만 결국은 조금 지각을 해 버렸다.
 
점장에게 머리숙여 싹싹 비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보면서
 
직원용 출입구에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직원용 출입구 문이 열리기는 했지만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평소같았으면 경비원과 접수 담당자가 꼭 있었을 텐데
 
그 누구도 없었다.
 
그 때 '뭔가 이상하다'는 이상 징후를 느꼈다.
 
백화점 내부에는 조명도 켜져 있었고 음악도 흐르고 있었다.
 
거기까지는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갑자기 불안해 져서 '백화점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서둘러 달리기 시작했다.
 
백화점 정문을 향해 달렸다.
 
늘 판매 업무를 하던 곳은 정문 바깥이었다.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다.
 
그러자 놀랍게도 판매 물품들이 제대로 세팅되어 있었다.
 
나는 대체 이게 무슨 일인 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잠시 그 물품들을 쳐다보며 멍하니 서 있었지만,
 
갑자기 내 휴대폰이 울렸다.
 
액정을 보니 발신 번호가 
 
'발신번호 표시 제한'도 아니고 '공중전화'도 아닌
 
'NOBODY'라고 찍혀 있었다.
 
물론 내 전화번호부에 'NOBODY'라고 저장한 사람은 없었다.
 
무서웠지만 그 전화를 받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아서
 
굳게 마음을 먹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왜 이런 데 있어?"


 
낮게 웅얼거리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런 데라뇨? 일하러 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하며 허둥지둥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연결돼 버린 건가..."
 
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나는 남자의 반응을 신경쓰면서도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안다는 건 근처에서 나를 봤다는 뜻일 거라 여겨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러자 정문에서 왼쪽으로 뻗어있는 도로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나는 그를 본 순간
 
그가 나를 도와줄 범인(凡人)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는 뒤로 걸으면서 이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다가올 수록 그 사람이 '그 남자'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옅은 하늘색 셔츠에 청바지,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그 남자.
 
휴대폰을 들고 있는 것 같다.
 
전화를 건 것도 이 남자였다.
 
나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냥 휴대폰을 쥐고 그 남자의 등을 쳐다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졌다.
 
마치 빨리감기를 하는 것처럼 빠르게 이 쪽을 향해 뒷걸음질치며 다가왔다.
 
 
나는 너무 겁이 나서
 
손에 힘이 빠져서 쥐고 있던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털썩 주저앉고는
 
그 자리에서 눈을 질끈 감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어느 샌가 나는 기절. 혹은 잠이 들어 버린 것 같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내 방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지지리도 이상한 악몽을 꿨구만...
 
시간을 확인하려 휴대폰 액정을 보았다.
 
10시 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으아아악!! 지각이다!!!"
 
허둥대며 급히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 때, 역시 그건 꿈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에는 역시 평소만큼의 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물론 직원용 출입구에는 경비원과 접수 담당자도 있었다.
 
나는 허둥지둥 노상 판매 물품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미 물품은 세팅되어 있었고, 점장이 나 대신 판매를 하고 있었다.
 
나는 빌고 또 빌면서 사죄했다.
 
점장은 마음씨 좋은 분이어서 "괜찮아 괜찮아"하며 웃으며 용서해 주었지만
 
나는 너무도 죄송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아래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발견했다.
 
 
발치에 플라스틱 커버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다.
 
왠지 눈에 익은 물건이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내 휴대폰을 꺼내 뒷면을 보자
 
내 휴대폰 배터리 커버가 벗겨져 있었다.
 
떨어져 있던 커버를 끼우자...
 
딱 맞아 떨어졌다.
 
'언제 떨어뜨렸지? 꿈 속에서 떨어뜨리긴 했지만.. 설마...?!'
 
그리고 휴대폰 액정을 보자 시계는 계속 10시 8분을 표시하고 있었다.
 
불길해서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봤지만
 
작동이 되질 않았다. 고장이 난 것이다.
 
 
젠장... 
 
짧게 욕지거리를 뱉으며 주위를 둘러 보자
 
인파 속에 평소처럼 역행을 하던 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이 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인파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를 본 것은 이게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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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1 (Sat)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느 날
 
엄마와 함께 성묘를 갔을 때 생긴 일이다.
 
성묘를 끝내고 어머니는 보시(布施)를 가지고 절에 인사를 하러 가셨다.
 
어머니는 나에게 묘 근처에 있던 공원(절 소유지)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얼마동안 혼자 놀고 있으려니 처음보는 아저씨가 나타났다.
 
'처음 보는 사람은 따라가면 안 된다'는 어머니 말씀을 지겹도록 들어 왔지만
 
그 아저씨는 뭐랄까...
 
무섭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오히려 믿을 수 있는 다정한 사람같았다.
 
놀이 기구를 가지고 아저씨와 함께 놀고 있었는데
 
조금 지나 어머니가 공원에 나타나셨다.
 
그런데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고 계셨는지
 
공원 안을 계속 왔다 갔다 하시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아직 볼일을 끝마치지 않으셨다고 생각해서
 
나는 계속 아저씨와 공원 안에서 놀고 있었다.
 
공원 안을 한 바퀴 돌아보시더니 어머니는 다시 절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에는 주지 스님과 다른 스님 몇 분도 함께 나와서
 
다함께 공원 안을 왔다 갔다 했다.
 
어머니와 함께 무언가를 찾고 있는 모양이었다.
 
뭐지? 생각하면서도 나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놀고 있었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났는데도 필사적으로 찾아헤매고 있었다.
 
스님 몇 명은 공원 바깥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제 슬슬 엄마한테 갈까?"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고 엄마가 있는 곳까지 내 손을 잡고 함께 가 주었다.
 
 
나는 엄마에게 가까이 다가가 
 
"집에 언제 가?"
 
하고 말을 걸자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
 
엄마는 울 것만 같은 표정으로 화를 내셨다.
 
아까까지만 해도 함께 놀았던 아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계속 공원에 있었다'고 말했지만
 
어머니는 내가 보이지 않아 스님들과 함께 지금까지 나를 찾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아저씨와 함께 놀고 있는 동안에
 
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주변 도로의 자동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목소리만 들렸더라면

아무리 어린 애라도 자신을 찾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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