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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의 모든 이야기는 양심없는 무단 수집을 거부합니다. ⓒMu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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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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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2 (Thu)
 
A라는 어느 중년 남성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A씨는 어느 지방에 여행을 가서 점심으로 그 지방 향토 요리를 먹었는데
 
그게 몸에 맞지 않았는지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 배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다.
 
시골이라 공중 화장실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풀숲에서 일을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모처럼 여행을 왔는데 그런 민망한 추억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자...
 
그렇게 견디며 계속 화장실을 찾아 달리고 있었는데
 
어느 마을 회관 간판이 눈에 띄었다.
 
더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마을 회관 안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는데
 
마침 현관에서 나오던 어떤 아줌마와 부딪칠 뻔 했다.
 
서둘러 화장실 좀 쓰게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이미 폐관 시간이 되어서 자신도 문을 잠그고 돌아가는 길이니
 
다른 곳에 가 보라는 쌀쌀맞은 대답만 돌아왔다.
 
그러나 이미 참을 만큼 참은 A씨는 그 말을 따를 수가 없었다.
 
간곡하게 부탁했지만 아줌마는 노골적으로 싫다는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A씨는 신경쓰지 않고 화장실의 위치를 묻고는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낡은 목조 건물이라 발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는데
 
아까의 아줌마를 향한 짜증과 더해져 그 마을 회관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뛰쳐 들어간 화장실에는 3개의 칸이 있었다.
 
A씨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돌아간 뒤에 
 
저 짜증나는 아줌마가 창문 단속을 하러 왔을 때 냄새가 남아있게 하고 싶지 않아
 
환풍기가 달려 있는 가장 안 쪽 칸에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그 전에 일을 본 사람이 방대한 양의 일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잘못 물을 내렸다가는 변기가 막혀 물이 넘칠 지도 몰라서 A씨는 옆 칸으로 들어갔다.




 

 
겨우 해방된 기쁨을 누리고 있는데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뚜벅뚜벅 다가와서 화장실 문 앞 복도에서 멈추었다.
 
아무래도 아줌마가 채근하러 온 모양이었다.
 
아줌마의 인정머리없는 태도에 기분이 상한 A씨는 
 
딱히 서둘러 나가 주어야 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남자 화장실 안까지 들어오기라도 할 건가?'
 
콧방귀를 뀌며 계속 느긋하게 일을 보았다.




 
 
 
5분 정도가 지나 A씨는 후련하게 일을 마치고 칸을 나왔다.
 
화장실 문 앞에서 멀어지는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기에
 
아무래도 아줌마가 아직 문 앞에 있는 모양이었다.
 
'거 참 심보 고약한 아줌마로구만.'
 
그런 생각을 하며 손을 씻고 있는데
 
가장 안쪽 칸을 이대로 두고 나가면

아줌마는 자신이 그랬다고 오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지... 
 
가장 안쪽 칸으로 시선을 돌렸다.



 
 
 
 
문득 위화감을 느꼈다.
 
문고리에 빨간 사용중 표시가 보였다..
 
안쪽에서 잠겨 있는 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 보았지만 틀림없이 잠겨 있었다.
 
바로 옆 칸에 있었으면서도 문을 여닫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게 이상했다.
 
설마 그렇게까지 굉음을 내며 일을 보지는 않았을 텐데.
 
화장실 밖 복도에서 들리는 소리에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옆 칸에 사람이 들어왔다면 못 들었을 리가 없다.
 
그것도 그렇지만, 옆 칸은 물을 내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대 참사가 일어나 있었다.
 
그런데 물을 내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이 들어있으면 내가 물을 안 내려도 되겠네.'라는 생각을 하며
 
복도 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갑자기 가장 안쪽 칸에서 휴지를 잡아당기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사람이 들어 있었군.
 
안도감을 느끼며 복도를 향해 발을 내딛으려던 순간 
 
A씨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방금 전까지 자신이 들어있던 칸의 문도 잠겨 있었다.
 
화장실에는 아까부터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A씨의 눈에 뜨이지 않고 A씨의 눈 앞에 있는 칸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기묘한 느낌 때문에
 
A씨는 자신이 들어갔던 칸의 문고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멈춰서 있는 동안에 
 
가장 안쪽에서 들리던, 휴지를 잡아당기는 소리가 이상하게 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휴지를 전부 다 잡아 당겨내 버리려는 것처럼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생활 속에서 늘 듣던 친숙한 소리였지만
 
일단 위화감을 느끼게 되자 그보다 더 소름끼칠 수가 없었다.
 
혼란스러운 A씨의 귀에 이번에는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지만 잠겨 있는 가운데 칸에서
 
옆 칸에서 났던 것처럼 휴지를 잡아 당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들은 순간 온 몸에 닭살이 돋았다.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다른 때도 아닌 바로 그 순간에
 
다른 곳도 아닌 그 곳에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있다는 것이 절망적으로 두려웠다.
 
화장실 칸 안에 있는 '무언가'에게 들키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만 같았지만
 
소리를 내지 않으려 신경을 집중하며 복도로 나가는 화장실 문 앞에 다다랐다.
 
손잡이를 잡은 손에 체중을 싣고 몸을 지탱하고 있던 A씨의 귀에
 
이번에는 복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문 바깥에서 누군가가 뛰고 있는 소리였다.
 
뛰어 올랐다가 착지하기까지의 텀이 이상하게 길었다.
 
A씨가 느끼기에는 장대 높이뛰기라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직감적으로 '지금 밖에 나가면 여기 있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겠고 화장실 안에 머무르는 것도 싫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주저하고 있는 A씨의 마음 속에서
 
갑자기 감정들이 휘몰아쳤다.
 
복도에서 날뛰고 있는 '무언가'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분노와 살의를 느꼈다.
 
어째서인지 A씨는 이 상황이 바깥에 있는 '무언가'의 탓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밖에 있는 '무언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것이다.
 
밖에 있는 '무언가'를 죽이면 나는 살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무언가'를 죽이는 것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
 


 
 
문을 걷어차듯 열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씩씩대며 복도에 서서 목이 부러질 듯이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 보았지만
 
죽일 수 있을 만한 생물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바닥에 바짝 엎드려 조그만 '무언가'를 찾았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바로 벌떡 일어서서 창문 밖을 보았지만 날아다니는 새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 때 A씨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밖에 있는 '무언가'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데, 왜 아무 것도 없는 걸까.
 
뭐라도 상관없다. 누구라도 상관없다. 무슨 생물이라도 상관없다.
 
왜 나에게 죽어주려 하지 않는 것인가.
 
이대로 가다가 내가 '무언가'에게 살해당하게 되면 어쩌지...
 
 
 
 
 
눈물을 닦으며 냉정해지자고 스스로를 다스리던 A씨에게 묘안이 떠올랐다.
 
그 아줌마를 죽이면 되겠다.
 
그 아줌마는 성격도 못돼 보였고 약해 보였으니까
 
아마 간단히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한 순간 참을 수 없는 웃음이 끓어 올랐다.
 
큰 소리로 으하하하하하 목이 터져라 웃었다.
 
이제서야 '무언가'를 죽일 수 있게 되어서 참을 수 없는 희열을 느끼며
 
현관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A씨는 그대로 바깥으로 뛰쳐 나갔다.
 
그리고 1톤 트럭 조수석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바닥을 더듬고 있는 아줌마를 발견했다.
 
괴성을 지르며 전속력으로 달려갔지만
 
A씨의 존재를 알아챈 아줌마는 공포에 질려 차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간발의 차이로 아줌마를 놓친 A씨는 운전석 쪽으로 돌아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서둘러 아줌마가 운전석 차 문을 잠궈서 실패하고 말았다.
 
이대로 놓칠 수는 없다고 생각한 A씨는 트럭의 짐칸에 뛰어 올랐다.
 
아줌마는 트럭의 시동을 걸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를 지르며 급히 차를 출발시켰다.
 
A씨는 균형을 잃고 짐칸에서 떨어져 머리를 땅에 세게 부딪쳤다.
 
 A씨는 그 때 뇌진탕에 걸렸다고 한다.
 
무언가 살아있는 것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 주지 않는 자신이 너무도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며
 
땅에 大자로 뻗어 저녁 노을을 노려보면서 엉엉 울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줌마에게서 연락을 받고 온 것 같은 남자들이 A씨를 에워쌌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죽일 수 있는 생물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
 
A씨는 또 다시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졌다.
 
가장 죽이기 쉬울 것 같은 노인이 A씨를 향해
 
이상한 말들을 외치며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물을 뿌렸다.
 
그 순간, A씨는 자신이 뭘 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없게 되고 바로 잠에 빠졌다.
 





 
 
 
 
 
자그마한 진료소 침대 위에서 눈을 뜬 A씨는 안정을 되찾았다.
 
경찰관과  아까 그 노인이 방 구석에 앉아 있었다.
 
경찰관이 물어 보는 대로 A씨는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왜 그렇게 되었었는지 모르겠다는 것도 말했다.
 
나 자신도 자신이 느낀 것과 자신의 행동을 믿을 수가 없는데
 
경철이 믿어 줄 리가 없다.
 
체포되겠구나 하고 반쯤 체념하고 있었는데
 
눈에 띄는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훈방에 그쳤다.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A씨는 몇 번이고 사죄했다.
 
다른 방에 있던 아줌마에게도 사죄하려 했는데
 
아줌마는 "마지막까지는 가지는 않았다"는 이상한 대답이 돌아왔다.
 
노인은 A씨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기까지 했다.
 
 
 
 
 
노인과 아줌마가 설명해 준 것에 따르면
 
A씨는 '무샤쿠루(ムシャクル様)'의 저주에 걸렸다고 한다.
 
'무샤쿠루'란 그 지방의 민간 신앙으로 소위 재앙신(タタリ神)에 가까운 것이라고 한다.
 
'무샤쿠루'라는 이름은 '무사가 오다(武者来る)' 또는 '무사가 미치다(武者狂う)'로부터 유래했고
 
'무샤쿠루'의 저주를 받은 자는 '살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실제로 살생을 행하게 되기도 한다.
 
그 지역에서는 몇 년에 한 번 '무샤쿠루'의 저주에 걸린 사람이 생긴다.
 
저주에 걸린 사람들 사이에 공통점은 없다.
 
A씨에게 뿌린 '냄새나는 물'은 '무샤쿠루'를 모시는 사당 서쪽에 있는 연못의 물이었는데
 
'무샤쿠루'의 저주를 받았을 때 그 물을 뿌리면 저주를 벗어날 수 있다고 전해진다.
 
'무샤쿠루'의 저주를 받은 사람에게 동물을 던져 주고
 
그 동물을 죽이고 있는 동안에 물을 길어 올 수밖에 없다.
 
(이 때 시간을 더 벌 수 있도록  이 지역에서는 큰 동물을 기르는 집이 많다.)
 
제 정신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물을 뿌린 뒤에 의식을 잃게 만들고 며칠 후에 꺠어나게 하는 수밖에는 없다.
 
그 이외의 방법으로 제압했을 때에는
 
자신의 손목을 물어 뜯거나
 
손톱으로 허벅지 안쪽 동맥을 끊어서
 
'도구를 쓰지 않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네는 운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이번엔 운이 좋았던 거야."
 
노인은 몇 번이고 그렇게 되뇌었다.
 
 
 
 
그 후 A씨는 뇌진탕 이외의 이상은 없어서 퇴원을 하고
 
삿포로로 돌아 왔다.
 
 


 
 
그러나 A씨는 그 이후로 '소리'가 너무도 무서워졌다고 한다.
 
발소리나 누군가가 뛰어 다니는 소리, 초인종 소리, 물방울 소리 등이 들리면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자신이 언제 또 그렇게 될 지
 
자신의 주위 사람이 언제 그렇게 될 지 생각하면
 
겁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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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l_akireta.jpg 
+퇴근도 못하게 하고 제멋대로 쳐들어와서 똥을 싸더니
급기야 죽이려고까지 하다니.....  저런 배은망덕한 중년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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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8 (Sat)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그 녀석은 심령 스팟에 가는 걸 좋아해서
 
그 날도 친구 4명과 함께 차를 타고 근처 심령 스팟에 갔다.
 
 
 
그 심령 스팟은 자살 명소로 유명한 폭포였는데
 
폭포에 가까운 공중전화 박스 근처에 차를 세우고 폭포까지 걸어갔다.
 
모두 한껏 긴장을 하고 있어서
 
이런 순간에 휴대전화가 울리면 무서울 것 같다며
 
모두 함께 휴대전화 전원을 꺼 놓기로 했다.
 
후배(A), B, C, D, E라고 했을 때
 
C, D, E는 전원을 끈 휴대폰을 차에 두고 폭포로 출발했다.
 
 
 
얼마동안 걷고 있었는데 A의 휴대폰이 울렸다.
 
"다들 전원 끌 동안에 너 혼자 뭐 했어!"
 
친구들이 핀잔을 주었다.
 
분명 자신도 휴대폰의 전원을 껐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한 후배는 
 
의아해 하며 휴대전화의 액정을 보았다.
 
B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장난 치지 마!!"
 
후배는 B에게 화를 내며 B의 휴대전화를 보았는데
 
전원은 확실히 꺼진 상태였다.
 
 
모두 오싹해하며 다시 한 번 휴대전화의 전원을 확인하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B의 휴대폰이 울렸다.
 
차에 두고 온 C의 휴대폰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일행은 결국 폭포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길을 되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 차 근처에서 동영상만 찍고 돌아왔는데
 
그 영상에는 근처에 있던 공중전화 박스에서
 
어떤 사람이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렇지만 그 날 후배 일행은 아무도 보지 못했었다.
 
 
 
 
 
 
내 친구 중 한 명도 그 폭포에 갔었다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 전화를 받아 보니, 폭포 물이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가 일행과 함께 그 폭포에 갔는데
 
일행 중 한 명이 휘청거리며 강 쪽으로 점점 걸어 갔다고 한다.
 
친구는 "장난 작작 쳐라." 하며 딱히 말리지 않고 쳐다보고만 있었는데
 
점점 강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물에 꽤 잠기기 시작해서 황급히 말리러 들어갔는데
 
거품을 물고 눈을 까뒤집으며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서둘러 일행을 데리고 돌아왔는데
 
정신을 차린 후에 왜 그랬냐고 물어 보자
 
강 한가운데에서 어떤 여자가 자신에게 손짓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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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Fri)
재작년 여름. 
 
나는 여름방학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기 위해
 
20일간 바닷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가게 주인의 집에 묵었고
 
그 집은 바다에서 30m 정도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이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5일, 10일이 지나고
 
특별히 이상한 일 없이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16일째 날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 날의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가게 주인 집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불꽃놀이를 하자고 했다.
 
가게 주인은 나에게 '아이들을 부탁하겠다'며 당부했다.
 
불꽃놀이는 나와 아이들만 하러 가게 되어서
 
내가 아이들의 임시 보호자가 된 것이다.
 
 
9시 즈음에 바다로 가서 불꽃놀이를 시작했다.
 
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옆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기분 좋은 바람도 불고
 
마음이 점점 편안해져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날은 하늘 가득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점점 주위 소리가 작아지고 있었다.
 
아이들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져 갔다.
 
나는 어느샌가 하늘을 쳐다보며 잠이 들었다.
 
 
 
 
 



 
 
 
 
 
 
문득 눈이 번쩍 뜨였다.
 
'어라... 언제 잠들었지... 어? 애들은?! "
 
불꽃놀이를 하고 있던 곳을 봤는데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큰일났다!!"
 
아저씨가 애들을 부탁한다고 했는데...
 
난 잠이나 자고 있었다.
 
애들은 어디 있는 지도 모르겠고...
 
식은 땀이 삐질삐질 났다.
 
순간적으로
 
"바다에 빠진 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바다 쪽을 쳐다 보자 이상하게 조용했다.
 
늘 보던 바다인데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라도 발자국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해서
 
회중 전등으로 모래사장을 살펴 보았다.
 
그렇지만 수많은 피서객들의 발자국이 섞여 알아볼 수 없었다.
 


 
 
주인 아저씨한테 알려야겠지.
 
나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받질 않았다.
 
휴대폰 시계는 10시 4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라? 이렇게 오래 잔 건가!
 
새삼 놀랐다.
 
휴대폰을 손에 쥔 채로 집을 향해 달렸다.
 
달려가는 동안에도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아저씨는 여전히 받지 않았다.
 
"젠장.. 이럴 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집 앞에 도착했다.
 
현관 불은 켜져 있었다.


 
 
현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 신발이 보였다.
 
"뭐야... 먼저 돌아왔구나."
 
불안과 공포가 한 순간에 사라졌다.
 
그와 함께 나에게 미리 말하지 않은 것이 화가 났다.
 
어쨌든 주인 아저씨는 화를 내실 것 같아
 
거실 쪽으로 향했다.
 
 
 
 
... 아무도 없었다.
 
아직 잠들지 않으셨을 시간인데.
 
다른 방들도 돌아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공포감에 뒤덮였다.
 
신발은 있는데 가족들이 보이지 않는다.
 
미칠 것만 같았다.
 
2층의 아이들 방에도 올라가 보았다.
 
역시 아무도 없었다.
 
혼란스러워하며 문득 창 밖을 보았다.
 
 
! ! !
 
 
사람이다!
 
바닷가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누구지?"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그 사람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달빛이 그 사람의 실루엣을 비추었다.
 
아저씨...
 
아저씨같아 보이는 사람이 서 있었다.
 
아까 아이들과 불꽃놀이를 하고 있던 곳에.
 
 
그 아저씨가 부스럭대기 시작했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귀에 갖다 대었다.
 
 
♪ ♬ ~
 
 
내 휴대폰이 울렸다.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너... 여기 사람이 아니구나..."
 
아저씨 목소리였다.
 
나는 겁이 나서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창밖을 보았다.
 
아저씨가 이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난 바로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전화를 건 게 저 아저씨라는 것을.
 
나는 가위라도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저씨가 다시 한 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번에는 뭘 꺼내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저씨의 모습이 사라졌다.
 
"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잘 가."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분명히 내 등 뒤에 아저씨가 있다.
 
나는 비명을 지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 눈을 떴다.
 
잠이 든 건가. 꿈이었나.
 
 
까르륵 하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꿈이었나..."
 
나는 악몽을 꾼 거라 생각했다.
 
지금 몇 시지... 휴대폰을 꺼내려 했다.
 
어라? 그런데 휴대폰이 없었다.
 
집에 두고 나온 모양이다.
 
손목 시계를 보자 9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 내 휴대폰을 찾아 다녔다.
 
어째서인지 아이들 방에 떨어져 있었다.
 
주워 들어 액정을 보았다.
 
문자가 한 통 와 있었다.
 
 
 
 
나는 경악했다.
 
 
보낸이: Error

제목: 【NOBODY】 

내용:잘 가・・・ 
 
 
 
재작년 여름의 악몽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다음날부터는 역시 아무 변화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실수로 모래사장에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열심히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그대로 아르바이트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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