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간의 모든 이야기는 양심없는 무단 수집을 거부합니다. ⓒMuriel.
2011/07/17 (Sun)
내 친구(T)가 체험한 일이고
그런 메일은 걍 스팸신고 ㄱㄱ...
나도 조금은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이다.
T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약 1주일 전 어느 심령 스팟에 다녀 온 후부터였다.
그 때 나도 함께 있었는데
나는 꿈을 별로 꾸지 않는 편이라 신경쓰지 않았다.
이튿날, T와 학교에서 마주쳤는데
"너, 혹시 무슨 꿈 꾸지 않았냐?"
T는 무척 심각하게 물었다.
나는 꾸지 않았다고 대답하자
무척 실망한 듯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로부터 며칠 후,
한 밤 중에 T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
전화를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T에게 전화를 하자 마치 뭔가에 씌이기라도 한 것처럼
기침을 심하게 하며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T가 말하기를 그 이상한 꿈은 심령 스팟에 다녀 온 날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꿈 속에서 T는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문득 E 메일을 받게 된다.
그 메일에는 첨부 파일이 들어 있는데
바로 그 심령 스팟의 사진이었다.
그 다음 날 꿈에는 심령 스팟에서 조금 떨어진 편의점 앞 사진.
그 다음 날 꿈에는 편의점 건너에 있던 주유소 사진.
사진 속 장소는 날이 지나며 조금씩 이동하고 있었다.
뻔한 스타일의 이야기라서 믿지 않았는데
다음 날 T의 집에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T의 말로는
지금 그 사진이 비추는 곳은 T의 집 앞이고
집 앞에 도착한 뒤부터는 꿈에 변화가 없다고 한다.
그냥 꿈이니까 별로 큰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해 주었지만
T는 겁이 많아서, 이건 심령 스팟의 저주라고 말하며
초조해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T의 망상이라고 생각해 관심을 끄기로 했다.
T가 그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된 지 몇 주가 흘렀다.
T는 이제 그 꿈을 꾸게 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가장 두려웠던 건
T가 그 꿈을 꾸기 시작한 바로 그 날
사실은 나도 비슷한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꿈 속에서 나에게 수신된 그 메일을
T에게 전송해 버렸다.
내가 그 꿈을 꾼 건 그 때 뿐이었다.
T는 지금도 가끔 그 꿈을 꾼다고 한다.
물론 내가 같은 꿈을 꾸고
꿈 속에서 그 메일을 T에게 전송했을 때에...
그런 메일은 걍 스팸신고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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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4 (Mon)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이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죽기 직전의 노인의 엄청나게 긴 팔과
길다란 꼬리가 나 있고
눈의 흰 자위를 모두 검게 만든 듯한 모습'
의 생물이 서 있었던 것이다.
키는 대충 70cm 정도였던 것 같다.
우리 개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
녀석은 강아지가 있는 쪽을 향해 빙글 돌더니
사람의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착한 오~린이는 잠자리 학대를 하지 마세요.
나는 어제 방사능 때문에 이래저래 시끄러워서
애견을 데리고 후쿠시마에서 할머니 댁으로 피신을 왔다.
비행기를 갈아 타고 할머니 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고
어젯 밤부터 잠도 자지 못해서 우선은 한 잠 자기로 했다.
이불이 없어서 강아지에게는 담요를 깔아주고
나는 소파에서 바스 타올과 담요를 덮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꿈을 꾸었다.
나는 꿈도 거의 꾸지 않는 편이고
꾼다고 해도 색깔이나 소리는 없는 꿈을 꾸곤 했는데
이번 꿈은 특이하게도 색채가 있었고 소리도 또렷이 들렸고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어렸을 때 할머니 댁에 맡겨졌다.
주위 배경은 그 무렵이었고 나는 정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날씨도 좋고 기온도 따뜻했지만
하늘은 뿌옇게 흐렸다.
기분 탓인지 주위 배경도 채도가 낮아서 마치 옛날 사진같았다.
그런데 문득 집 안에서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들려 왔다.
평소처럼 '왈왈'하고 짖는 게 아니라
으르렁...으르르르.... 컹! 컹!! 하는 소리였다.
평소에는 얌전한 아이가 이런 소리를 내다니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현관으로 달려 가 문을 열었다.
나는 제대로 소리도 내지 못하고 문 손잡이를 잡은 채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 곳에는...
그 곳에는...
뭐라고 하면 좋을까
'죽기 직전의 노인의 엄청나게 긴 팔과
길다란 꼬리가 나 있고
눈의 흰 자위를 모두 검게 만든 듯한 모습'
의 생물이 서 있었던 것이다.
키는 대충 70cm 정도였던 것 같다.
우리 개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
녀석은 강아지가 있는 쪽을 향해 빙글 돌더니
사람의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소리를 들어 보면 일본어라는 것은 알 수 있겠는데
무슨 말을 하는 지는 전혀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저번에 '히메카미'라는 가수가 드라마 주제가로
고대 일본어를 가사로 한 노래를 부른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어쨌든 너무도 기분이 나빠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사랑하는 강아지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강아지는 그 녀석 앞에서 경련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나는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딱딱한 부츠로 녀석의 길다란 꼬리를 힘껏 걷어찼다.
뿌직 하는 기분나쁜 감촉이 느껴지고
현관 문에 신발을 비벼 밑창을 슥슥 닦으며
"OO아, 이리 와!"
필사적으로 강아지의 이름을 외쳤다.
강아지도 내 목소리를 듣고는 쏜살같이 녀석의 옆을 지나
내 쪽으로 뛰어 왔다.
그 녀석은 찢어진 꼬리를 쳐다보고는
동공 없는 눈으로 천천히 나를 돌아다 보았다.
그런데 여러분은 잠자리를 서로 잡아먹게 만드는 장난을 쳐 본 적이 있는 지 모르겠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서 잠자리를 잡아 꽤 잔인하게 놀곤 했다.
실을 묶어 날려 보내거나
힘 조절을 잘못해서 몸뚱이를 찢어 버리거나
개구리에게 먹이로 주며 놀았다.
그 중에서 '서로 먹이기'라고 하는 게 있었는데
잠자리 두 마리를 잡아서
서로의 꼬리를 서로의 입 쪽에 가져간다.
그러면 두 마리 다
입 앞에 있는 서로의 꼬리를 먹기 시작한다.
엄청난 속도로 우적우적 우적우적.
어느 날 어렸던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걸 한 마리로 해 보면 어떻게 되는 걸까.
나는 바로 잠자리 한 마리를 잡아서
녀석의 몸을 둥글게 구부려
녀석의 꼬리를 녀석의 입 쪽에 가져가 보았다.
... 녀석은 우적우적 우적우적 자신의 꼬리를 먹기 시작했다.
내가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냈냐 하면,
바로 그걸 했던 것이다.
꿈 속의 내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을 상대로.
찢긴 꼬리를 잡아 들어서
가죽이 벗겨져 마치 살라미 소시지같은 절단면이 보이는 그 꼬리를
녀석의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녀석은 아무런 감정적 변화도 보이지 않고
엄청난 속도로 자신의 꼬리를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다.
나는 녀석의 꼬리 끄트머리 부분을 잡고 있었는데
녀석의 기세에 손이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다.
큰일이다. 이대로라면 내 손까지 먹히고 말 거다.
서둘러 손을 떼어 냈다.
그대로 현관까지 달려 나가 다시 현관 문을 닫으려 했지만
문이 너무 무거워서 어쨌든 철망만이라도 힘껏 닫았다.
그런데 거기서 꿈이 잠깐 끊기고 나는 다시 잠이 들었다.
비몽사몽한 상태였는데 소파에서 자다보니 온 몸이 쑤셨다.
담요를 끌어 안고 뒤척여 누운 방향을 바꾸었다.
그런데 누군가 담요를 끌어 당기는 느낌이 들고
몸에 다시 담요가 살포시 덮였다.
'아... 그러고보니 여기 할머니 댁이었지...
할머니 고마워요....'
하고 생각했지만 너무도 졸려서 다시 꿈 속으로 빠져들었다.
좀 전의 꿈이 이어지고
나는 강아지를 안고 집 정원에 서 있었다.
'내가 왜 이런 곳에 서 있지?'하는 생각보다는
'대체 내가 아까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섭다...무섭다...'
가벼운 패닉 상태에 빠졌다.
현관에는 아직 그 녀석이 있다는 게 느껴지고
우선 세워둔 자전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러자 집 안에서 "쾅!!"하는 엄청난 소리가 났다.
그리고 곧 이어 "쾅!! 쾅!!" 하고 두 번 더 소리가 났다.
'그 녀석이다!!'
우선 도망을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전거를 끌고 집 앞 도로로 나와
"할머니이이!!!!" 하고 힘껏 소리쳤다.
집 근처 밭에서 목에 수건을 두른 할머니가 나와서
"와 그라는데?" 하고 물으시길래
"집!! 집 안에!! 뭔가가 있어!!!" 그 말밖에 하지 못했다.
할머니느 집을 살펴보기 위해 집 쪽으로 가시더니
곧 안색이 바뀌어 내 등을 거세게 떠밀었다.
"도망치그라!! 저거는 '아오오니'인 기라! 큰일났다!
일로 오고 있다!! 일로 오고 있단 말이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당황해서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자전거에 타고 싶은데 다리가 후들거려 페달을 밟을 수가 없었다.
큰일났다. 큰일났다. 큰일났다.
잡힐 거야. 무섭다. 무섭다. 무섭다..
잡힐 거야. 무섭다. 무섭다. 무섭다..
거기서 깨어났다.
딱히 이상한 걸 먹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위가 타들어가듯이 아파서 잠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강아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발치에서 자고 있었고
나는 담요를 목까지 덮고 자고 있었다.
잠버릇이 험한 편인데 의아했다.
그러고보니 자고 있을 때 할머니가 담요 덮어 줬었지...
멍하니 그런 생각을 했다.
너무 리얼한 꿈이어서 오컬트 게시판에 글을 써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곧 어떤 것을 깨달았다.
우리 할머니는 내가 초등학생일 때 돌아가셨다.
이 집에는 나와 강아지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착한 오~린이는 잠자리 학대를 하지 마세요.
Mu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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