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간의 모든 이야기는 양심없는 무단 수집을 거부합니다. ⓒMuriel.
2011/06/04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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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인 낚시 선언
이 글은 자작나무 불쏘시개입니다.
그래도 흥미로우니 패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느 봄날의 일요일이었다.
그 날은 평소에 함께 놀던 친구들이 바빠서
소중한 휴일을 이대로 별일없이 보내는 건가 하던 때에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형 친구인 Y가 형을 부르러 왔다.
형과 Y는 클럽 활동이 없을 때에도 자주 캐치 볼을 하곤 했는데
그 날은 나도 심심해서 형들을 따라 갔다.
형과 Y는 항상 공원 다목적 광장에서 캐치볼을 했는데
그 날은 무슨 행사를 하고 있었고 일요일이라 애들도 많아서
캐치 볼을 할 만한 장소는 도로 가까이에 있는 귀퉁이밖에 없었다.
형과 Y가 캐치볼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설렁설렁 던지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자
속구를 던지거나 커브 볼, 슬라이드 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커브 볼과 슬라이드 볼을 처음으로 직접 봐서 감탄하며 즐기고 있었는데
Y는 나에게
"다음 볼은 마구를 던질 거야.^ ^"
라고 말하고는 손가락 두 개를 세워 공을 쥐었다.
나: "그건 만화에나 나오는 거잖아."
Y: "진짜로 던질 수 있으니까 잘 봐.ㅎㅎ"
형: "방향이나 잘 보고 던져ㅋㅋ"
Y는 웃으며 볼을 던졌다.
Y가 던진 자칭 '마구'는 5m 앞에서 땅에 튀고는
예상치도 못한 방향에 서 있던 조명 기둥에 맞고
공원 옆 차도에 다시 한 번 튀어서 건너편 부지로 들어 갔다.
Y는 말을 잃고 공이 들어간 부지를 쳐다보았다.
형이 귀찮다는 듯 Y에게 툴툴댔다.
"야, Y. 어쩔 거야."
"미안... 가지러 가긴 가야겠지..."
Y는 풀이 죽어 있었다.
형은 나에게 기다리라고 하고서
Y와 함께 부지를 향해 갔다.
두 사람은 도로를 건너 사람 키만한 높이 차가 나는 부지 안으로 풀썩 뛰어내렸다.
그리고 덤불 아래쪽을 보며 손으로 더듬어 나가며 공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왜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부터 찾기 시작한 건지 의아했는데
곧 공이 떨어진 곳 주변을 보자
사람 크기의 테루테루 보즈같은 것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역자 주_테루테루 보즈: 비가 내리거나 그치기를 기원하는 인형<참고 그림>)
형들은 계속 고개를 숙인 채 손으로 더듬어 나가며
공이 떨어진 곳을 향해 다가가고 있어서 형들을 향해 소리쳤다.
"형~! 공 떨어진 곳에 이상한 게 서 있어~!"
그러자 둘 다 그 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곧 Y의 안색이 변하며 덤불에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큰일났어. 얼굴을 봤어!!"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채 10초도 지나지 않아 형이 코피를 흘리며 이 쪽으로 달려 왔다.
"어?? Y는?!"
형은 계속 두리번거리며 Y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풀까지 한꺼번에 뽑아 왔는지
오른손에는 잡초더미와 공을 쥐고 있었다.
"야! Y는 어디로 갔어!!"
Y가 달려 간 방향을 말하자 형은 허둥지둥 그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는 모르지만 나도 형을 따라 달렸다.
공원을 벗어난 곳에 있는 시민회관 뒤에 Y와 형이 뒤엉켜 있었다.
"아파!!! 목이 부러지겠어!!!"
Y가 머리를 움켜쥐며 그렇게 소리쳤고
형은 필사적으로 Y의 손을 떼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멍하니 그 광경을 쳐다보며 서 있었는데 형이 소리쳤다.
"야! 너도 얘 손 좀 떼 내는 것 좀 도와 줘!!"
그 말을 듣고 퍼뜩 정신을 차려
나도 형을 도와 Y의 손을 떼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Y는 스스로 자신의 목을 앞으로 꺾으려 하는 것 같았고
무척 아파하고 있는데도 전혀 힘을 빼지 않았다.
그 동안에 지나가던 아저씨가 싸움이 난 줄 알고 말리려고 다가왔는데
형이 "아저씨, 얘 '오지기'를 봤어요." 라고 했더니 함께 손을 떼내는 것을 도와 주었다.
아저씨가 오른손을 잡아 당기고 나와 형은 왼손을 잡아 당겼지만
Y의 힘은 무섭도록 셌다.
겨우 Y의 손을 떼어 내고
아저씨가 지나가던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다.
할아버지가 Y의 머리를 앞쪽에서 끌어 안고
근처에 있는 신사까지 함께 Y를 옮겼다.
할아버지가 머리를 끌어 안아서
Y는 더 이상 머리를 앞으로 꺾지는 않게 되었지만
할아버지는 Y의 머리와 팔에 자신의 팔이 끼어서 고통스러워했다.
장정 셋이서 Y를 신사 안으로 옮겼다.
나와 형은 손과 얼굴을 씻고 나서 Y의 부모님을 데려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형은 자신이 Y의 부모님을 불러 올 테니 나보고는 집에 가라고 했다.
그 뒤는 형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형이 Y의 부모님을 불러오고 사정을 설명하자
Y의 아버지가 갑자기 형의 얼굴에 라이트 훅을 먹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형은 Y의 아버지를 '멍청한 아저씨'라고 부른다.
신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 보니
그 산에 불려 간 건 Y이고 형은 아무런 잘못도 없고
오히려 나와 형은 Y가 붙들려 가는 것을 막아 주었으니
감사받아야 할 일이라고 했다.
보통은 혼자서 불려가기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Y는 형과 함께 그 곳에 들어갔고 지나가던 어른들이 도와줘서 운이 좋았다고 한다.
형은 공을 집었을 때 풀에 손바닥을 베이기까지 하고
덤불에서 도망칠 때에 자신의 코를 무릎에 박기까지 하고
Y의 아버지에게 얻어맞기까지 하며 집에 돌아왔지만
딱히 저주의 영향을 받지도 않았고 무사했다.
그리고 그 후 Y는 시내 종합병원에 당분간 입원해 있었다.
뇌 헤르니아 직전의 상태였고, 몇 군데 가볍게 근육이 파열되었었다고 한다.
그러나 퇴원 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고 Y는 지금도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물론 나도 무사하다.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오지기'는 그 덤불에 사는 요괴(혹은 유령)이라고 한다.
진짜 이름은 모르겠지만 보통 '오지기'라고 불린다.
그 덤불에 들어갈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 '인사(おじぎ)'를 하듯
그것의 얼굴을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개를 숙여서 얼굴을 안 보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Y는 덤불에서 바로 도망쳤는데도 얼굴을 보고 말았다고 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덤불 속에서 고개를 들면
'오지기'가 있는 쪽을 보지 않아도 얼굴이 보이는 모양이다.
Y가 말하길,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 테루테루보즈가 '오지기'가 맞다면
덤불 바깥에서는 '오지기'를 봐도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다.
'오지기'는 우리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것 같다.
'오지기'가 있는 덤불은 재개발 지역에서도 제외되었고
버블 경제 때에 개발해 보려고 했던 투기꾼이 죽었다는 소문도 있고
시의 중심지인데도 거기만 덤불이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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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인 낚시 선언
이 글은 자작나무 불쏘시개입니다.
그래도 흥미로우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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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3 (Fri)
<쇼난 버스 사고 ①>부터 읽어 주세요.
2003년 작성글이 등장하게 되면서
죽은 친구가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1년 작성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두 이야기를 조합하여
'쇼난 버스 사고'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을 제기한다.
+ 이 의혹에 대한 여러가지 설들을 번역해 볼 생각이었는데
찾아볼 수록 사건의 여부가 혼란스럽네요. 번역 안하겠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구글에 <湘南高校 バス事故>를 검색해 보세요.
2003년 작성글이 등장하게 되면서
죽은 친구가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1년 작성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두 이야기를 조합하여
'쇼난 버스 사고'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을 제기한다.
+ 이 의혹에 대한 여러가지 설들을 번역해 볼 생각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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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3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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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친구는 카나가와의 어느 고등학교를 다니며
버스로 통학을 하고 있었는데
그 버스에 자주 타던 이상한 할머니가 있었다고 합니다.
외모가 이상하다던가 정신이 나간 것 같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데 뭐가 이상한 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의연하고 과묵해 보였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드는 할머니였다고합니다.
친구는 영감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 할머니가 버스에타면 늘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하는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어느 겨울 날
늘 타던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던 중에
그 할머니가 버스에 탔는데
이미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한 명이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말을 건 것은 경로석에 앉은 모자 쓴 노신사였는데
일행인 듯한 같은 차림새의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2명 있었고
커다란 가방을 들고 옆에 서 있었습니다.
노신사와 할머니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두 세 마디 대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노신사가 "그렇게는 안돼!!"하고 소리쳤습니다.
보고 있던 친구뿐만 아니라 버스 안 모든 승객이 그 쪽을 쳐다보았는데
그 때 노신사의 일행이 가방에서 둥근 공 같은 것을 꺼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본 순간
친구는 자폭 테러로 버스가 폭파되었다는 뉴스를 떠올리고는
설마 그런 무서운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당분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노신사와 할머니는 서로를 노려본 채로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초, 몇 분 동안 숨막히는 침묵이 계속되었는데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를 했습니다.
운전수가 차내 방송을 했습니다.
"급정거를 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이 앞은 긴급 공사 중이라 우회해 가겠습니다."
그리고 버스는 평소와 다른 길로 들어섰습니다.
잠시동안 그대로 타고 있었는데
차창 밖이 어두워져서 '터널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필름이 끊겼고 정신을 차려 보니 병원 침대 위였다고 합니다.
사실 친구는 길에 쓰러져 있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신고해서 의식을 잃은 채로 병원에 실려갔는데
친구가 입원한 병원에 다른 버스 승객이 입원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결국 버스는 어떻게 되었는 지 알 수 없습니다.
그 다음 날 신문에서 그럴 듯한 사건을 찾아보았지만
딱히 그런 사고는 찾을 수 없었고 그대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의식이 되돌아온 친구는 뇌에 장애가 남은 건지
말을 조금 횡설수설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고에 대한 기억도 이틀에 걸쳐 끈질기게 들은 내용을 제가 정리한 것이고
"인터넷에서도 무시당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분 안 계십니까?
교통에 관한 게시판이었으려나.)
그 후 나날이 상태가 나빠져서
친구는 작년 여름에 죽었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오컬트에 흥미있는 친구에게 이이야기를 했더니
그 친구는 할머니가 악령이고 노신사는 퇴마사(拝み屋)가 아니었을까 추측했습니다.
너무 과장된 추측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여러 의견에 대한 작성자의 말)
지적당한 것처럼 간호사에게 물어볼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는데
친구의 가족에게는 상황을 물어보려 했어.
본인이 그런(횡설수설) 상황이니 말이지.
그런데 말이야
형제처럼 자란 소꿉친구면 모르겠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알게 된 친구인 데다가
부모님 얼굴을 본 것도 그 때가 처음이었어.
게다가 조그맣고 가녀린 아줌마가 울다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데
아무리 궁금하다고 해도 꼬치꼬치 캐물을 수는 없잖아.
죄송하잖아.
그래서 "경찰에 연락해 둿으니 사건이나 사고가 있었으면
나중에 학교에도 연락이 갈 거야."라는 말을 듣는 게 고작이었어.
학교에 형사가 왔다는 말을 들은 적 없는 걸 보면
경찰은 아마 그 녀석이 등교중에 졸도해서
정신 착란을 일으켰다고 결론을 내린 거겠지.
내가 형사라도 보통은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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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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